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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고구려 살수대첩 을지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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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나라 황제 양제의 고구려 원정

고구려 영양왕(고구려 제26대 왕) 때 일입니다. 수나라 황제가 직접 백만 명이 넘는 군사들을 이끌고 고구려 국경에 닿자 영양왕은 신하들과 의논을 하였습니다. 이에 한 신하가 수나라는 큰 나라이니 지금이라도 사신을 보내 예를 갖춰 화해를 청하자고 했고 신하의 힘없는 말에 왕은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그때 을지문덕 장군이 앞으로 나섰습니다. 싸워보지도 않고 항복하는 건 안 될 말이며 이렇게 적들에게 우리 땅을 내어 주다가는 나중에 한 뼘의 땅고 남지 않을 것이라 말했지요. 적들은 먼 길을 오느라 지치고 피곤할 것이며 고구려 지형을 잘 이용하고 용기를 내어 싸운다면 백만 명의 적이라도 물리칠 수 있다 자신하였습니다.

 

항복하자고 했던 신하들은 얼굴을 들지 못했고 영양왕은 장군의 말에 기운이 솟아 전쟁을 준비시켰지요.

수나라 군사들의 위용은 대단하였습니다. 삼백 척이 넘는 배가 고구려 앞바다로 전진해 왔고 육지로는 말을 탄 기병 부대를 앞세우고 군사들이 끊임없이 밀려오고 있었습니다. 곧 요동성(중국 둥베이 지방의 옛 고구려성)에서 첫 번째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을지문덕 장군의 요동성 전투와 평양성 전투

수나라 군사들이 사다리를 타고 맹렬한 기세로 성벽을 오르기 시작하자 고구려 군사들은 긴 창으로 찌르고 돌을 던졌습니다. 적의 포차(성을 공격할 때 투석용으로 쓰던 차)에서 날아온 돌에 맞아 성벽이 부서졌지만, 고구려 군사들은 재빨리 나무나 가죽으로 막았습니다. 수나라 군사들의 공격은 두 달이나 계속되었지만 요동성을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많은 수나라 군사들이 죽었고 부상자도 점점 늘어 갔지요. 수나라 황제는 고구려를 얕본 것을 후회했습니다. 수나라 황제는 할 수 없이 요동성을 포기하고 평양성을 공격하라 명했습니다. 황제는 날쌔고 용맹스러운 군사들을 가려 뽑아 수나라 장군인 우문술과 우중문이 이들 30만의 군사를 이끌고 평양성을 빼앗기 위해 출발하도록 했습니다.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가운데 을지문덕 장군이 다시 왕 앞에 나가 말했습니다. 전쟁의 승부는 군사의 많고 적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적은 먼길을 왔으니 지치고 식량이 부족한 점을 이용하면 적을 물리칠 길이 열릴 것이라구요. 용기를 얻게 된 영양왕은 을지문덕을 대장군으로 임명했습니다. 을지문덕 장군은 지도를 살피며 꼼꼼하게 점검해 나갔습니다. 어려서부터 뛰놀며 자라난 고구려의 산과 강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골짜기가 군사들을 숨기기에 좋은지, 재빨리 적을 공격할 수 있는 지름길은 어디인지를 손바닥 들여다보듯 훤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이때 수나라 군사들은 압록강에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을지문덕 장군은 수나라 군사들의 움직임을 살펴보고 오겠다며 흰 깃발을 들고 홀로 적진으로 들어갔습니다. 부하들이 위험하다며 말렸지만, 장군은 아랑곳하지 않았지요. 고구려의 장군이 항복해 온다는 부하들의 보고에 우중문과 우문술은 깜짝 놀랐습니다. 곧 군사들이 을지문덕 장군을 데리고 왔습니다. 그러나 당당한 을지문덕 장군의 모습에 수나라 장수들은 은근히 기가 죽었지만 애써 웃으며 항복을 기뻐했지요.

 

적진에 들어간 을지문덕 장군은 태영한 척하며 수나라 진영의 구석구석을 눈여겨보았습니다. 수나라 군사들은 먼길을 오느라 많이 지쳐있었고 얼마 안 있어 가지고 온 식량도 곧 바닥날 듯 보였습니다. 수나라 장수 우중문은 을지문덕 장군을 가두려고 했습니다. 수나라 황제와 두 장군도 을지문덕의 명성을 들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을지문덕 장군은 우중문의 속마음을 알아채고 이름 높은 장수인 수나라의 우중문이 고작 항복해 온 고구려 장수를 가둬 웃음거리가 되려 한다며 도발하였습니다. 부끄럽게 생각한 우중문은 을지문덕을 돌아가게 했습니다. 

 

을지문덕 장군이 돌아가고 나자 우중문은 불안해졌습니다. 그래서 고구려 진영에 군사를 보내어 을지문덕과 할 말이 있으니 수나라 진영으로 오라고 하였지요. 그러나 을지문덕 장군은 다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그때서야 우중문은 자신이 속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에 화가 난 우중문은 당장 공격을 명했고 우문술은 부하들이 지쳐있고 고구려가 대비하고 있다며 이를 말렸습니다. 하지만 우중문은 30만 대군으로 수천밖에 안되는 적을 겁내냐며 강을 건너 공격하도록 명령했습니다. 곧 30만의 수나라 군사들이 거대한 그림자처럼 고구려의 산과 들을 온통 뒤덮었습니다.

 

 

 

을지문덕의 살수대첩

산 밑에 숨어 있던 고구려 군사들이 공격을 시도했지만, 곧 수나라 군사들에게 밀려 달아났습니다. 잠시 후, 이번에는 갈대 숲에 불을 지르며 고구려군이 공격해 왔으나 또다시 달아나고 말았습니다. 그 후 고구려 군사들은 몇 차례 더 날쌔게 공격해 왔으나 결국 패하고 달아나기 바빴습니다. 그러자 수나라 군사들은 우쭐대기 시작했고 진격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그러나 뒤쪽에서는 지치고 배가 고파 쓰러지는 군사들도 생겼습니다. 식량이 미처 도착하기도 전에 수나라 군사들이 너무 빨리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고구려의 들은 곡식 한 톨 없이 텅 비어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물을 마신 수나라 군사가 쓰러졌습니다.

 

을지문덕 장군이 미리 군사들과 백성들을 시켜 적들이 식량과 물을 먹을 수 없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지요.

수나라 군사들은 오랜 행군으로 목이 타들어 갔지만 물조차 마음대로 마실 수 없었습니다. 평양성 근처에 이른 수나라 군사들은 지칠 대로 지쳐 있었습니다. 을지문덕 장군은 우중문에게 시를 써서 보냈지요.

 

"신통스런 계책은 천문을 뚫었고

묘한 계산은 지리를 다했도다.

싸움에 이겨 공이 이미 높으니

이제 만족하고 그만둠이 어떠하오."

우중문 자신을 칭찬하는 것이라 여기고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을지문덕 장군은 우중문에게 다시 군사를 보내 수나라 군사가 압록강 밖까지 물러난다면, 영양왕을 모시고 수나라 황제를 찾아가 항복하겠다고 전했지요. 지친 수나라 군사들 때문에 속으로 걱정하던 우중문은 항복하겠다는 말에 기뻐하며 철수 명령을 내렸습니다. 지친 수나라 군사들은 서둘러 철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을지문덕 장군이 이끄는 군사들은 철수하는 수나라 군사들을 뒤쫓아 공격했습니다. 그제야 우중문은 또 속았다는 것을 알고 분통해 했습니다.

 

수나라 군사들은 싸우기보다는 도망가기 바빴고, 곧 살수(지금의 청천강으로 알려져있음)에 이르자 고구려 군사들의 추격에 다급해진 우중문은 물이 얕은 곳을 찾아 건너라 명했습니다. 강으로 들어서던 수나라 군사들은 물이 깊지 않다는 것을 알자 한꺼번에 몰려들었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뒤쫓아오던 고구려 군사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수나라 군사들이 강을 반쯤 건넜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천둥 같은 소리가 나더니 거센 찬바람이 불어왔지요. 수나라 군사들은 깜짝 놀라 꼼짝도 할 수 없었고, 그때 집채만 한 물줄기가 순식간에 군사들을 덮쳤습니다. 수나라 군사들은 거친 물줄기에 휩쓸려 떠내려 갔습니다. 을지문덕 장군이 물을 가두기 좋은 곳에 둑을 쌓아 두었다가 한꺼번에 둑을 터뜨려 적을 공격한 것이었습니다. 겨우 강을 건너 살아남은 수나라 군사들은 밤낮을 쉬지 않고 450리 길을 달려 압록강에 도착했으나 30만 대군이던 군사는 겨우 삼천오백 명으로 줄어 있었습니다.

 

 

***을지문덕은 침착하고 날쌔며 지략과 술수가 뛰어났습니다. 또한 글을 잘 읽고 잘 썼습니다.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보낸 시라 하여 '여수장우중문시' 라고 합니다. 수나라 황제 양제는 고구려의 남진에 시달려 온 백제와 신라가 번갈아 수나라에 사신을 보내어 고구려의 토벌을 요청해서 612년에 제1차 고구려 원정을 단행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을지문덕 살수대첩으로 섬멸되어 개전 5개월 만에 전군을 철수하였습니다. 

 

그 후 1년 단위로 2차, 3차 고구려 정벌을 단행하였으나 모두 실패했습니다. 수나라는 고구려 정벌을 위해 무리하게 강행한 징발, 사역 등으로 민심을 잃었으며, 전국이 반란에 휩쓸려 결국 멸망하고 맙니다. 고구려 정벌의 실패가 중요한 요인이었지요.

 

을지문덕장군 영정

 

을지문덕장군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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